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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송' 들어보셨나요? |
| UMC, 일본 지배 협력자 시선에서 현대사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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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고려대 전 명예교수의 '식민지 축복' 발언으로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똑같이 식민지 시대를 살았더라도 누구에겐 고통이지만 누구에겐 행복일 수 있다. 행복으로 생각한 이의 눈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보면 어떨까.
힙합 래퍼 UMC가 만든 '우리가 홀로 서기까지'(일명 독도송)는 행복으로 생각하는 이의 눈을 통해 한국현대사를 풀어냈다. 한국어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일상에서 쓰는 말로 랩을 구사하는 UMC는 이효리의 'Hey Girl', G-Masta의 '신처용가' 등에 랩 세션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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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gulbugul_221994_1[303186].jpg bugulbugul_221994_1[303186].jpg](http://image.ohmynews.com/down/images/1/bugulbugul_221994_1[303186].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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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MC | 독도 문제가 불거지자 싸이월드가 UMC에게 의뢰해 만들어진 노래가 바로 '우리가…'다. 가사는 당시 일제에 협력한 이들을 비판하는 것보다 온건하지만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덜하지 않다.
'우리가…'는 과외교사가 학생에게 오늘 기분이 나쁘다면서 학생의 집안과 관계된 역사 얘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학생 할아버지는 1900년대 초 장원 급제해 한성부 말단으로 시작한 지식인. 얼마 뒤 할아버지는 일본에게 정부가 넘어가는 걸 경험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자랑스러운 장원 급제' '처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해 집안을 먹여 살리는 것' 등 몇몇 대목만 보면 할아버지의 친일을 옹호하는 듯 보인다.
"1910년부터 정부의 이름이 총독부로 황제의 명칭이 천황이 돼버렸어. 그것을 거부해 왔던 대신들은 쫓겨나고 너희 조부님한테 승진 기회가 찾아왔어. 무척 가정적이셨던 너의 할아버님은 처자식들을 위해 돈을 많이 벌어야 하셨던 거야. 그래 그런 건 모든 가장의 바램. 열심히 일해 집안을 먹여 살리는 것 시키는 일도 별로 어렵지 않았어. 그냥 이름 바꾸고 흰옷을 안 입고 대동아공영을 외치면 되는 거야."
이러한 가사는 일부 우익 인사들의 시각을 대변한다. 가사에선 "가끔가다 독립군이란 이름의 이상한 게릴라들이 할아버지를 위협 했어"라고 독립군을 비하하고, "조선의 착한 청년들이 독립군을 총살하자 할아버진 매우 행복해지셨어"라며 친일 형사나 군인들을 '착한 청년'이라고 묘사한다.
이와 같은 당혹스런 가사는 2절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다. 유관순 열사를 '웬 계집애'라고 표현하고 당시 시절을 '우리 민족의 축복'으로 표현한다.
"1919년 3월 1일 촌동네 시장에선 웬 계집애 하나가 폭동을 일으켰대. 요즘도 유명하신 교수님이 그러시잖니 할아버님 시절은 우리 민족의 축복이래. 그런 소신 그대로 할아버님의 뜻대로 새로운 황제는 영원할 것 같았어도 36년 만에 해방이 돼버렸어."
해방이 되자 가사 내용은 반민특위, 친일파 색출, 그리고 미군 상주 등 해방 시기로 들어간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일본에 빌붙은 할아버지는 이제 미국으로 말을 갈아탄다. 할아버지 자신에겐 일본과 미국에 빌붙은 게 행복이자 평화를 지키는 수단.
지금까지 줄곧 할아버지의 시각에서 노래를 전개한 래퍼는 여기서 질문 하나를 던진다. "조상을 잘 만나 지금의 네가 있는 거야. 명품 핸드백과 예쁘게 고친 코, 민족의 자존심과 너의 자존심. 둘이 부딪힌다면 뭘 선택할 거니?"
3절 가사는 할아버지의 시선에서 빠져나와 객관자의 시선이 된다. 허울뿐인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조명하고 그들과 독도를 대비시킨다. 명예만 있고 실속은 없는 독립운동가의 모습과 독도가 비슷하다는 것.
"훈장 하나 달아주고는 정부에서도 모른 척. 다 니 할아버님을 건드린 탓 인가봐. 이름만 유공자인 가난한 영혼들처럼 이름만 우리 땅인 경치 좋은 섬도 하나 있어."
학생 할아버지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건 오로지 '생존' 때문이다. '생존'에 모든 걸 걸었던 할아버지에겐 한국이나 일본이나 미국이나 큰 차이가 없다. 오로지 자신을 먹여주기만 하면 누구나 자신의 주인으로 받드는 삶을 살았던 것. 대부분의 내용을 할아버지의 삶에 할애했던 UMC는 끝부분에 이르러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한다.
"먹고사는 문제에만 매달려 있던 100년 아직도 우리의 주인은 우리가 아닌 것 같다 그래 안 그래? 잘 생각해봐."
후렴구에선 가수의 이런 생각을 한 번 더 강조한다. 돈이나 폭력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나 자유를 버리지 말라고. "괜찮아 니 삶은 니꺼야. 니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소중한 거야. 돈 때문에 폭력 때문에 잃지 않아도 돼. 생각이 바뀌었으면 아직 안 늦었어."
'우리가…'는 전체적으로 흥얼거리듯 한 리듬이 느껴진다. 단조로운 듯하지만 낯설지 않은 박자는 쉽게 귀에 감긴다. 또렷하게 들리는 가사와 쉬운 가사 내용도 노래가 전하는 메시지를 뚜렷하게 전달한다.
할아버지의 시선을 통해 36년 지배를 옹호하는 듯하다가 뒤집는 구조는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을 연상시킨다.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사랑과 순결이 넘쳐흐르는 이 땅'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기름진 음식과 술이 넘치는 이 땅' '우린 모두 풍요롭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모두 만족하게 살고 있지 않나'와 같은 가사는 '새악시 하나 얻지 못해 농약을 마시는 참담한 농촌의 총각들은 말고' '최저임금도 받지 못해 싸우다가 쫓겨난 힘없는 공순이들은 말고'라는 가사와 대비되면서 절묘한 풍자효과를 낳는 노래다.
그러나 전체적인 구성 면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기분 나쁘다고 수업을 제치고 역사교육을 하는 과외교사, 일본을 옹호한 할아버지의 시선 등 시작은 무척 파격적이다. 그러나 중반 이후 가사는 너무 뻔하게 전개된 느낌이다. 풍자보다는 억지로 해설을 하려는 느낌이 강해 오히려 힘이 떨어진다.
게다가 해방 시기를 이야기하다 갑자기 독도 문제로 넘어간 것도 개연성이 약하다. 오히려 한국 현대사 이야기와 독도 이야기를 별도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UMC 홈페이지(umc.zio.to)에 의하면 UMC는 최근 '우리가…'가 실린 데뷔 앨범을 펴낸 뒤, DJBAY와 함께 지난 8일 광주 DMZ를 시작으로 부산 JG, 청주 Buzz, 수원 Hiphop Club(22일), 서울 FF(23) 등 전국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 중이다. 5월 중순에는 UMC, DJBAY, REIANN 합동으로 'Real Party'을 열 계획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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